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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B '마을미술 프로젝트' 이달 말까지 설치 완료 공유공간 '뽕뽕브릿지'… 29일까지 개관전 '발산 3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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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Fragment광주 서구 양3동 주민센터를 지나면 승용차 한 두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골목길이 나온다. 진회색의 칙칙한 담벼락만 보고 걷다가 눈길을 끄는 곳에 멈춰선다. 국ㆍ공립 어린이집 인근 담벼락 한쪽에 설치돼 있는 양재영 작가의 작품 '별고래와 함께 매력발산! 발산마을여행!'이란다. 철판에 우레탄 페인트로 도색한 형형색색의 고래, 원숭이, 사오정, 고양이가 지나가는 주민을 반기는 듯하다. 광주 유일 달동네라 알려진 서구 양3동 발산창조문화마을(발산마을) 입구 앞에서 주민 신현숙(75ㆍ여)씨와 우연히 마주쳤다. 신씨는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 보금자리를 튼 지 어언 40여 년이 훌쩍 넘었다고 얘기한다. 허름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살던 당시를 회상하던 신씨는 생기를 잃은 이 마을에 색(色)을 입히고,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문화예술을 선사한 작가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발산마을 주민들에게 '프로젝트B팀'이라 물어보면 잘 모르지만 담벼락에, 버려진 공터에 예술 작품을 설치하는 작가들이라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총감독인 신호윤 작가를 중심으로 팀장 최윤미 작가를 비롯해 강동호, 구헌주, 박상현, 백상옥, 양재영, 이성웅, 전준모 작가 등 9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15 마을미술 프로젝트-별이 뜨는 발산마을, 별별잡기'에 선정됨에 따라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작품 제작ㆍ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광주시ㆍ마을미술 프로젝트 추진위원회가 공동 주관하는 '생활공간 공공미술 가꾸기 사업'이다. 총 사업비 1억5000여 만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설치된 예술 작품과 연계한 스토리텔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설치된 신호윤 작가의 '엄마 언제와? 누나 빨리와', 최윤미 작가의 '발산마을 이야기'에 이어 올해는 양재영 작가의 작품을 첫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10여 점의 작품이 자리잡게 된다. 신호윤ㆍ박상현ㆍ최윤미 작가의 '별별정원'은 광주천의 모습을 모티브로, 예술 작품이 곧 휴식공간이 된다. 백상옥 작가는 지난해 작업의 연장선으로 마을 거주자들의 얼굴을 작품화 시킨 '발산을 지키는 영웅들Ⅱ'를, 강동호 작가는 마을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텃밭을 작품으로 활용한 '발산비밀의 정원'으로 꾸민다. 이성웅 작가는 조형물 '별빛이 흐르다'를, 전준모 작가는 입체조형물 '별을 품은 아이'를 선보인다. 한참 마을 구경을 하다보니 허름한 창고 앞에서 대형 작품을 설치하고 있는 구헌주 작가의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스테인리스 스틸을 활용한 구 작가의 '희망 탐사 프로젝트'는 발산마을에 우주인(=예술가)이 찾아와 희망을 탐사하고 찾아간다는 콘셉트의 작품이다. 이 작품이 설치된 창고는 발산마을 공유공간 '뽕뽕브릿지'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뽕뽕브릿지는 과거 발산마을 주민들이 방직 공장에 근무하기 위해 자주 이용했던 뽕뽕다리에서 착안해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매개물이자 상징 공간을 의미한다. 예전에 가구 보관 창고로 사용됐던 이 공간을 신호윤 작가가 주민과 예술가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유공간으로 사용하고자 사비를 털어 새롭게 꾸몄다. 1층은 갤러리, 2층은 카페로 활용할 예정이다. 갤러리는 3일 오후 5시 개관식을 갖고, 이를 기념하는 개관전 '발산 3부작'을 오는 29일까지 연다. 타라재이ㆍ이세현ㆍ박세희ㆍ박성완 작가가 참여해 1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카페 리모델링 공사는 선ㆍ후배 작가들의 도움을 받아 현재 작업 중이며, 오픈은 미정이다. 이 카페는 전문 커피숍 보단 주민과 예술가들이 모이는 사랑방 역할을 하게 된다. 최윤미 작가는 "다양한 공공미술과 문화적 마을재생을 통해 변화시키는 작업은 올해를 끝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프로젝트는 끝나지만 공유공간 '뽕뽕브릿지'를 통해 예술이 마을을 변화시키고, 그 공간에서 주민과 예술가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길 기원해본다"고 말했다. 글ㆍ사진=주정화 기자 jhjoo@jnilbo.com/DCM_BODY EndFrag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