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프로젝트’ 마을 곳곳에 예술 조형물 작품 설치 ‘공유공간 뽕뽕브릿지’ 작가 4명 29일까지 개관전
광주일보
StartFragment3일 오전 찾은 발산마을(광주시 서구 양3동)은 곳곳에 자리잡은 미술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광주의 대표적 인구공동화지역인 발산마을은 지난해부터 마을미술 프로젝트(발산마을프로젝트·대표 신호윤)를 시작하며 예술마을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양3동 주민센터에서 도로를 건너 약 200m쯤 걷다 보면 왼편으로 고래를 타고 있는 펭귄과 북극곰이 보인다. 손에 별을 쥐고 ‘Save the Dream’이라고 써진 티셔츠를 입고 있다. 양재영 작가의 ‘별고래와 함께 매력발산! 발산마을여행’ 작품이다. 양3동 국공립어린이집 맞은편 벽에 부착된 이 작품은 동물 외에도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사오정, 손오공 등 친근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마치 발산마을을 찾은 방문객들을 환영하고 있는 듯했다. 발걸음을 옮기면 강동호 작가의 ‘별을 찾아서’를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하늘에서 별이 내려오고 우주선이 날아가는 모습이다. 강 작가는 발산마을의 지도를 기본형태로 마을 이야기와 별을 찾아 떠나는 우주선을 형상화했다. 별은 노랗게, 우주선은 파랗게, 땅은 하얗게 표현하는 등 알록달록한 색깔로 보는 즐거움을 준다. 강 작가의 작품에서 마을 안쪽 삼거리를 보면 왼쪽 벽 난간 뒤로 어린아이 3명이 강아지를 데리고 어딘가를 보고 있다. 사람처럼 보였는데 가까이 다가가니 실제 사람 크기 조형물이었다. 신호윤 작가의 ‘엄마 언제와, 누나 빨리와’작품이다. 발산마을은 70년대 후반 전남방직과 일신방직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이었다. 이 시절을 회상하는 작품으로, 일터에 나간 부모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전남방직 쪽을 바라보는 애틋한 마음이 전해진다. 삼거리에서 오르막길로 올라가면 최윤미 작가의 ‘발산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벽을 따라 약 50m 길이의 이 작품은 발산마을의 역사를 나열했다. 일을 끝마친 사람들이 뽕뽕다리(현 발산교)를 건너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과 귀 뒤에 펜을 꽂은 작가가 별이 실린 수레를 끌고 가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발산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는 별이 떨어져 땅에 박혀있는 모양의 대형 설치작품이 눈에 띈다. 스테인레스 재질의 높이 약 3m인 이 작품은 마을의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프로젝트 운영팀장을 맡고 있는 최윤미 작가에 따르면 최근 양3동 어린이집 원생들의 소풍장소로 즐겨 이용된다고 한다. 작품 주위에 심어진 해바라기 등 각종 꽃들은 마을주민들의 솜씨다. 최 작가는 야간에는 조명도 켜져 더 멋있다고 귀띔했다. 마을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어디선가 드릴, 톱질소리가 들린다. 이날 오후 5시 개관을 앞둔 ‘공유공간 뽕뽕브릿지’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약 10여년간 방치됐던 100평 규모의 가구창고를 재활용한 이 공간은 작품전시, 카페, 커뮤니티 공간으로 쓰일 예정이다. 개관전은 4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8일까지 진행되는 프롤로그는 타라재이(본명 송재영), 이세현, 박세희, 박성완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해 발산마을을 주제로한 사진, 회화 등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이후부터는 이세현(1부, 10∼15일) , 박세희(2부, 17∼22일), 박성환(3부, 24∼29일)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발산마을프로젝트는 아직 진행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광주시, 마을미술 프로젝트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작품 5점을 설치하며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올해도 ‘별이 뜨는 발산마을’ 두번째 이야기 ‘별별잡기’를 주제로 공공미술작품 제작·설치 및 주민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2월까지 강동호, 구헌주, 박상현, 백상옥, 신호윤, 이성웅, 전준모, 최윤미 작가의 작품 6점이 더 설치될 예정이다. 최윤미 작가는 “지난해에는 ‘다 쓰러져가는 동네에 뭐하는거냐’며 일부 주민들이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음료수도 사다주며 격려해준다”며 “생활주거지는 피하는 등 주민들의 불편이 없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070-7677-9220. /글·사진=김용희기자 kimyh@ EndFragment